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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으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사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유색 페트병 사용을 금지하는 등 생산 단계에서부터 고부가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페트병을 만드는 원료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는 의류에 들어가는 폴리에스터 섬유에도 쓰인다. 0.5리터 페트병 50여개를 녹여 원사를 뽑으면 곱슬곱슬한 털 모양의 ‘플리스’ 제품 한 장이 만들어진다. 화학업계는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에 오랫동안 주목했으나 페트병의 재활용률이 떨어져 골머리를 앓아왔다. 유색 페트병으로는 해당 색깔의 원사만 생산할 수 있어 투명한 병을 골라내야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유색 페트병은 국내 물·음료 페트병 출고량의 13%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활용 섬유 생산의 또 다른 걸림돌은 페트병에 라벨 등을 부착하는 데 쓰이는 접착제다. 화학업체는 버려진 페트병을 씻고 불순물을 제거한 뒤 점도를 높여 섬유의 원료가 되는 재활용 ‘칩’을 생산한다. 이때 본드나 잉크 등이 묻어 있지 않아야 순도 높은 칩을 만들 수 있다. 국내에는 이런 페트병이 부족해 업체들은 일본·대만 등 해외에서 재활용 가능한 페트병을 수입해야 했다. 이에 환경부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에서 일반접착제를 사용한 라벨도 금지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압착 방식 등을 사용해 라벨을 깨끗이 벗길 수 있는 페트병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재활용 원사 생산이 늘어날 경우 다양한 친환경 효과가 발생한다. 버려진 페트병을 ‘업사이클링’하기 때문에 쓰레기 매립량이 줄어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 폴리에스터 원사를 생산할 때 필요한 석유자원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발생량, 에너지 사용량이 감소하는 것도 환경보호에 도움을 준다. 코오롱미래기술원은 이를 더욱 강화해 기존 열처리를 통한 기계적 공법 대비 에너지 소모량을 33%,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8% 이상 줄일 수 있는 화학적 공법을 개발 중이다. 효성(004800)티앤씨의 ‘리젠’, 태광산업의 ‘에이스포라 에코엔와이’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매년 7.4%씩 성장해 2025년에는 108억달러(약 12조6,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