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차관보./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개를 시사하며 한반도에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한미 외교 차관보가 회동한다.
한미는 외교차관보 간의 면담을 시작으로 북한의 비핵화 협상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외교부 차관보는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차관보와의 상견례를 위해 2일 미국으로 향했다.
김 차관보는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스틸웰 차관보와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상견례 겸 (가는 것이다. )차관보가 처음 됐다. 한미 간 현안도 있고 의견교환할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 위원장이 ‘새로운 전략무기’ 도발을 예고한 만큼 대북 공조와 관련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 차관보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는 외교차관보 면담 이후에도 이달 중 북핵수석대표 회동과 함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면담도 진행한다.
한편 미 조야에서는 김 위원장이 대화 판을 깰 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파괴무기(WMD) 조정관은 지난 1일 VOA와 통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주 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지시했다’라고 말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모호하고 조정 가능한 상태로 남겨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핵·미사일 유예조치 파기 시 북미 대화가 종결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도발 수위와 관련한 딜레마에 처해 있다”며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 전에는 북미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북한은 실제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넘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북한이 실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로버트 칼린 국무부 북한정보분석관은 “(전원회의의) 요점은 미국과 대화가 아무런 성과 없이 북한을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앞으로 더 강력한 핵전력을 개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북한이) 더는 미사일 시험 발사를 유예하지 않겠다는 것에 미루어 앞으로 몇 달 동안 도발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