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탈당자들에게도 문 활짝..보수통합 주도권 싸움 불붙나

한국당, 세 불려 '자연스런 흡수' 노리나
새보수당은 통합 3원칙 강조하며 기싸움
'정계복귀' 시사 안철수는 정계개편 변수

황교안 한국당 대표./연합뉴스

4·15 총선을 3개월 앞두고 ‘보수통합 논의’을 다시 꺼내 든 자유한국당이 2일 ‘탈당자’들의 입당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보수당 등과의 보수통합에 있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통합 대상인 우리공화당과의 탄핵 문제에 대한 입장 차와 더불어 이날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정계복귀를 시사하는 입장을 내면서 보수통합 논의는 한동안 복잡한 셈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입당이 보류됐던 분들에 대한 재입당 허용 결정을 최고위 차원에서 논의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대통합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많은 인사들의 탈당이 있었고, 무소속 출마 등으로 입당이 보류된 인사들도 상당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탈당 인사, 무소속 후보 등으로 선거에 출마한 인사, 입당이 보류 및 계류된 인사, 입당 관련 이의신청 제기한 인사 등 다양한 사유로 입당이 불허된 인사에 대해 재입당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이 이같이 ‘탈당자’들에 대해 문을 다시 열게 된 데에는 보수통합 과정에서 ‘지분’을 더 확보해 한국당 중심의 통합을 만들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덩치를 더욱 키우게 되면 오는 5일 창당이 예정된 새보수당과 탄핵 책임론을 주장하는 우리공화당이 추후 한국당에 자연스럽게 숙이고 들어오는 모양새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유승민 새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연합뉴스

그러나 우리공화당이 새보수당과는 상반된 입장을 내고 있어 한국당이 두 세력을 모두 아우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유승민 새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도 △탄핵의 강 건너기 △개혁보수 지향하기 △헌집 허물고 새집 짓기 등 보수통합 3원칙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전날 신년 하례식에서도 유 위원장은 “국회 안에서는 숫자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다음에는 중도보수세력이 어떻게든 국회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보수통합 3원칙 선행을 강조했다. ‘흡수통합’이 아닌 ‘당대당 통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보수통합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숫자에서 밀리는 새보수당이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정계복귀를 시사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꿔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드리겠다”며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외로운 길일지라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마음을 소중히 되새기면서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지지부진한 정계개편 과정에서 ‘키맨’으로서의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도 안 전 대표의 복귀 의사 소식에 “정치인들에 대한 통합 추진 논의 과정은 제가 말씀을 안 드리는 것이 좋겠다”면서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가치에 큰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다만 안 전 대표 측은 “(보수통합이라는) 그런 경로를 보고 돌아온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한 상황이다. 야권발 정계개편이 이뤄지기 위해선 유 위원장이 제안한 보수통합 3원칙이 맞물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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