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9에서 참석자들이 화웨이 부스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서울경제DB
화웨이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서 2년 연속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은 미국의 제재 여파가 남아 있어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화웨이는 이번 CES 2020의 부스 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30%가량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005930)와 같이 기조연설을 하거나 다른 중국 업체 원플러스처럼 새 스마트폰을 공개하지도 않는다.
다만 화웨이의 하위 브랜드 ‘아너(Honor)’가 스마트폰 V30 프로의 글로벌 버전을 내놓는다. 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의 제재로 구글 핵심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없는데도 글로벌 출시를 진행한다”며 “구글 대신 화웨이 모바일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이 같은 모습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IFA 2019 때와는 정반대된다. 당시 화웨이는 리처드 유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개막 기조연설을 했을 뿐 아니라 세계 최초 5세대(5G) 스마트폰용 통합칩셋 ‘기린 990’을 공개했다. 유 CEO는 경쟁자인 퀄컴(스냅드래곤)과 삼성전자(엑시노스)를 직접 언급하며 화웨이가 더 우수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도 CES 2020에서는 기본적인 전시만 진행한 뒤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에서 새로운 폴더블폰 메이트XS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트XS는 화웨이가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출시한 폴더블폰 메이트X의 후속작이다.
화웨이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 역시 CES 참여가 줄어들고 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지난 2018년 CES에 참여한 중국 기업들은 1,551개였지만 지난해에는 1,211개로 20%가량 줄었다. 올해는 이보다 더 적은 숫자의 중국 기업들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리는 ‘중국의 밤(China Night)’ 행사 참석 규모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