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법무부 청사가 위치한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이르면 6일 검찰인사위원회를 개최해 대규모 검찰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전면적인 검찰개혁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의 취임 후 첫 행보라는 점에서 법조계 안팎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인사권은 법무부 장관의 고유 권한이라지만 이른바 ‘조국 사태’로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역대 최악인 상황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에 대한 대대적인 교체가 예고되고 있어 청와대에 이어 법무부와 검찰 간에도 첨예한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소집해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의 승진과 전보 인사를 논의할 예정이다. 중요한 대목은 추 장관이 취임한 지 5일 만에 검찰인사위원회를 연다는 점. 이미 검찰 고위 간부 인사의 윤곽에 대해 어느 정도 밑그림을 짜 놓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법무부에 정통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6일에 검찰인사위원회가 열리고 인사 명단 발표는 당일이나 화요일(7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인사 발령 날짜는 이번 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의 취임 후 사실상 첫 행보이자 인사권 행사를 통해 검찰 조직을 장악하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가 마무리되면 구정 연휴를 전후로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평검사의 정기인사가 2월 초로 예정된 만큼 그 전에 간부급 인사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공석인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직은 대전·대구·광주고검장, 부산·수원고검 차장, 법무연수원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7석이다. 추 장관이 여권을 겨냥한 수사를 진행한 지휘부를 교체한다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이 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비슷한 맥락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과 홍승욱 차장, 이정섭 형사6부장 등을 인사 대상자로 점치는 시각도 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 지휘 라인인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등도 인사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정치권과 국민적 관심이 쏠린 주요 수사를 지휘한 검사들이 전보 대상이 된다면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에 불이 붙는 것은 물론 정권 스스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논란을 자초한다는 점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추 장관이 장관 후보자 시절부터 검찰 고위급 간부에 대한 대상자 검증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규모 인사는 기정사실로 관건은 윤 총장 측근과 수사팀에 대한 보복인사가 분명해지면 검찰 내부의 조직적 항명을 비롯해 정치적 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