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6일 “글로벌금융시장이 미·중 무역갈등 및 경기 불확실성 늪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이란 갈등이라는 또 다른 불확실성 리스크 늪을 맞이했다”면서도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미국과 이란의 전면적 군사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낮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 이번 미국의 이란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불확실성에 따른 조치라고 분석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일 ‘트럼프는 북한에 설탕을, 이란에는 식초를 줬지만, 그 어느 것도 효과가 없어 보인다’는 기사를 통해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웠던 북미 및 대이란 관계가 연말/연초 역풍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것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분위기 전환을 위한 돌발적인 군사행동을 강행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미국과 이란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은 현재로는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면전 가능성을 낮게 본 이유로는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 올 11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도움이 될 지 불확실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무력충돌 시 미국 경기가 미 대선 직전 침체국면에 빠질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불확실한 동맹국의 지지 여부를 꼽았다.
그는 “이번 이란군 실세 제거에 대해 여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았고, 이란과의 전면전이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 호황을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또한 “EU와의 관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정책으로 이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과의 전면적 군사충돌에 EU 등 동맹국 지지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박 연구원은 “미국 대선 전까지 이란 리스크는 북한 리스크와 더불어 글로벌 금융시장에 간헐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아졌다”며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및 이스라엘 공격과 같은 이란 측의 돌발 군사행동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박 연구원은 이번 이슈를 지난해 9월 불거진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슈와 연계해 비교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사우디 정유시설 공습과 이번 이란군 실세 피살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반응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며 “원유와 안전자산의 경우 지난해 9월 사우디 공습 때에 비해 덜 민감하게 반응한 반면, 주가 시장은 상대적으로 이번 이란사태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와 같은 반응 차이에 대해 “사우디 공습은 원유수급 이슈로 제한됐지만 이란 리스크는 원유수급 이슈보다는 장기 불확실성 리스크로 해석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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