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정권 멕시코·아르헨티나도 마두로 정권 비판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5일(현지시간) 카라카스의 언론사 엘나치오날 본사에서 국회의장으로 재선임된 후 선서를 하고 있다. /카라카스=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국회 장악 시도로 벌어진 ‘두 국회의장’ 사태를 놓고 미국과 유럽, 중남미 여러 국가가 후안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선출 직후인 지난 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후안 과이도가 베네수엘라 의장으로 재선임된 것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국회를 무력화하려다 실패한 마두로 전 정권을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5일 베네수엘라에서는 몇 시간 간격으로 두 명의 국회의장이 ‘취임’했다. 연임에 도전했던 과이도 의장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경찰에 의해 국회 진입이 가로막힌 가운데 친(親)정부 성향 의원들이 모여 루이스 파라를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과이도의 의장 연임을 막고 여소야대인 국회를 장악하기 위해 마두로 정권이 무력을 동원한 것이다.
이에 반발한 야당 의원들은 몇 시간 후 언론사 사무실에 모여 과이도 의장을 재선임했다.
미국 외에도 ‘임시 대통령’ 과이도를 인정하는 국가들은 잇따라 과이도가 여전히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라며 지지했다. 유럽연합(EU)도 계속 과이도를 국회의장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고, 미주기구(OAS)도 과이도의 의장 연임을 환영했다.
베네수엘라 위기 해결을 위한 미주 지역 협의체인 리마그룹도 6일 성명을 내고 국회의장으로 재선임된 과이도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마두로 정권이 의원들을 상대로 무력과 위협을 동원한 것을 규탄했다. 이 성명에는 브라질, 캐나다,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온두라스,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와 최근 가입한 볼리비아까지 11개국이 서명했다.
리마그룹 회원국 가운데 좌파 정권이 들어선 멕시코와 아르헨티나는 성명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이들 정부 역시 마두로 정권을 행위를 비판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 국회가 헌법에 따라 민주적으로 의장을 선출할 것을 촉구하며 “입법권이 합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침해될 수 없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펠리페 솔라 아르헨티나 외교장관도 트위터에서 “국회의 정상적인 기능을 무력으로 가로막는 것은 국제적인 고립을 가져올 것이다. 국회는 합법적으로 의장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