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향하는 김석균 전 해경청장. /연합뉴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구조 실패 책임자로 꼽히는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해경은 당시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김 전 청장은 8일 오전 임민성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심사에 참석하면서 취재진에게 “나로 인해서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이 조금이라도 달래질 수 있다면 오늘 법원의 결정을 겸허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 급박한 상황에서 우리 해경은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말씀은 꼭 올리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날 김 전 청장을 비롯한 이모 전 해경 경비안전국장, 여모 현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은 오전 10시30분부터 임 부장판사 심리로 구속 심사를 받는다. 김수현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유모 서해해양경찰청장 상황담당관은 같은 시간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심문을 받는다. 김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등은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대답 없이 법정으로 들어갔다.
한편 법원은 4.16 가족협의회가 7일 제출한 구속영장심사 방청허가 신청은 불허하면서도 심문 종결 시점에 유가족 대표가 법정에 출석해 직접 피의자 구속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로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세월호 유가족 2명이 피해자 신분으로 참석해 세월호 참사 당일의 상황에 대해 진술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심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다만 형사소송규칙은 ‘판사가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피의자의 친족과 피해자 등 이해관계인의 방청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김 전 청장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현장서 구조된 사람들이 타야 할 헬기를 김 전 서해해양청장과 함께 탄 의혹을 받는다. 당시 단원고 학생 임모군은 현장에서 구조되고도 헬기를 이용하지 못해 끝내 숨졌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임군은 헬기를 탈 기회가 세 번 있었지만 한 대는 그대로 회항했고 나머지 두 대는 김 전 서해해양청장과 김 전 청장만 각각 태우고 돌아갔다. 임군은 헬기를 타면 20여 분 정도만 걸렸을 거리를 배를 세 번 갈아탄 끝에 4시간41분을 허비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검찰청 산하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안산지청장)은 지난 11월11일 공식 출범 이후 김 전 청장을 비롯해 김 전 서해해양청장, 김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 일등항해사 강모씨 등 전·현직 해경 직원과 참고인 100여 명을 조사했다. 현재까지 세월호 구조 실패로 형사처벌을 받은 공무원은 현장 구조지휘자였던 김모 해경 123정장 한명 뿐이다. 특수단은 지난 6일 이들 전·현직 해경 간부 6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