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착공 소식에 서울 금천구 집값이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 25개구 중 아파트 평균 가격이 가장 낮았던 금천구가 이 기세를 타고 ‘서울 최하위’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제만랩이 8일 KB부동산 주택가격현황을 분석한 결과 금천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1,983만 5,000원을 기록했다. 금천구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1,769만 9,000원에서 1,831만 3,000원으로 3.61% 뛰는 데 그쳤다.
하지만 신안산선이 착공에 들어간 9월 이후 아파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꾸준히 상승세를 탄 금천구 평균 매매가는 12월 1,983만 5,000원까지 오르면서 3개월 만에 8.29%나 상승했다. 1년 기록으로 보면 1,769만 9,000원에서 1,983만 5,000원으로 12.0%(213만 6,000원)의 상승률이다.
상승이 이어지면서 금천구는 서울 내 아파트 가격 바로 위 순위인 도봉구를 거의 따라잡았다. 지난해 1월 기준 도봉구와 금천구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3.3㎡ 당 96만원 가량이었지만 이 격차는 지난달 9만원까지 좁혀졌다.
실거래가로 봐도 금천구 단지들의 상승은 눈에 띈다. 금천구 독산동의 ‘금천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 전용면적 59㎡ 아파트는 지난해 9월 7억 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3개월 뒤인 12월에는 8억 3,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3개월 만에 8,000만원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금천구 시흥동의 ‘남서울힐스테이트’ 전용 84㎡도 지난해 9월 7억 1,000만원에서 12월 8억원으로 9,000만원이나 값이 뛰었다.
금천구와 더불어 신안산선 호재 지역인 경기 광명시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광명은 지난해 1~9월 상승률이 0.67%에 그쳤지만 신안산선 착공 이후인 9월~12월에는 2.56%로 훌쩍 뛰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금천구는 교통개선 속도가 빠른 곳 중 하나”라며 “강남순환도로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이 좋아졌고 여의도로 연결되는 신안산선 개통 호재도 생기면서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다. 추가 대출규제를 받지 않은 9억원 미만 주택이 많아 풍선효과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