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총장상 위조·입시비리·가족펀드 의혹을 받는 정경심(58) 동양대 교수가 오늘 비공개 재판을 받는다. 이날 재판절차에서는 재판부와 검찰 간 편파 재판 논쟁과 정 교수의 보석(보증금 등을 내건 석방) 관련 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9일 오전 10시와 10시30분 각각 정 교수의 기존 동양대 총장상 위조 사건에 대한 다섯 번째 공판준비기일과 입시비리·사모펀드 사건 관련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의자 출석 의무가 없어 정 교수가 직접 법정에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정 교수는 지금껏 한 차례도 재판절차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재판은 이례적으로 방청객 없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지난 8일 오후 돌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비공개 재판의 근거로 ‘형사소송법 제266조의7 제4항’을 들었다. 해당 조항 안에는 ‘재판을 공개해서 절차 진행에 방해가 될 우려가 있을 때에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 규정에 있다.


법조계에서는 지난해 12월10일과 같은 달 19일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사들이 재판부에 항명한 것이 판단에 단초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10일 공판준비기일에서 송 부장판사가 공소장 변경을 허가해 주지 않고 정 교수 보석 가능성을 언급하자 검찰이 작심한 듯 반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고스란히 언론을 통해 대중에 알려졌고 재판부와 검찰을 둘러싼 찬반 여론은 첨예하게 갈렸다.

검찰은 나아가 이달 8일 재판장인 송인권 부장판사의 재판 진행이 편파적이라는 의견서를 법원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같은 날 법원에 보석을 청구해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정 교수의 재판절차가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다음 기일이나 정식 재판 개시 일정도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아울러 정 교수에 대한 보석 판단 여부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판부의 비공개 결정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판부가 제시한 형사소송법 조항부터 재판 비공개 근거에 앞서 원칙적으로 ‘공판준비기일의 공개 원칙’을 규정한 조항이다. 현실적으로도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식 재판 가운데서도 최근 법원이 비공개로 돌린 경우는 피해자의 신원이 공개돼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성범죄나 국익에 영향을 미칠 내용이 포함된 국가 기밀 관련 사건 등이 대부분이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