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2주 앞으로 다가온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우리금융그룹이 어떤 형태로 참전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금융지주 전환으로 2조원에 달하는 인수대금 마련이 어려운 상황인데다 DLF·라임 등 사건에 휘말려 들면서 감독 당국의 제재 심의 대상에까지 올라 있다. 강력한 인수 후보인 KB금융(105560) 지주에 ‘맞불’을 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단독 입찰 대신 지난해 롯데카드 인수처럼 사모펀드(PEF)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오는 20일 예비입찰을 통해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계획이다. KB·우리금융그룹을 비롯해 MBK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예비입찰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0315A23 푸르덴셜생명 주요 재무현황
이번 푸르덴셜 인수의 관전 포인트는 우리금융그룹이 어떻게 참전하느냐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부문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316140)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고 손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단수 추천한 상태다.
문제는 오는 16일 예정된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 결과에 따라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참여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이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손 회장에게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사전 통지한 상태. 제재심에서 문책경고가 확정될 경우 회장 연임이 불가능해지고,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참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인수자금 마련도 문제로 남아 있다. 금융지주 전환했지만 여전히 위험가중자산 평가에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어서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표준등급법은 위험가중자산 평가의 기준을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이 아닌 금융사 전체 평균을 쓰도록 하는 평가법을 말한다. 내부등급법에 비해 위험가중자산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롯데카드를 인수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MBK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를 1조3,81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지난해부터 내부등급법 적용을 준비해온 만큼 3월께 금융감독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우리금융의 기대지만 자칫 일정이 미뤄질 경우엔 푸르덴셜생명 입찰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감독 당국의 승인이 늦춰지면 11.46%까지 낮아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하 BIS비율)을 높이기 위한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중요은행·금융지주(D-SIB) 감독대상인 우리금융은 BIS비율을 11.5%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롯데카드 때처럼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MBK와 IMM PE 등이 주요 후보로 꼽힌다. MBK의 경우 ING생명을 산 뒤 신한은행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바 있다. IMM PE도 금융업 투자에 밝은 데다 계열회사인 IMM인베스트먼트는 우리은행의 과점주주이기도 하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