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불 피해 지원"...도움 손길 내민 스포츠계

호주 오픈 테니스 개막 앞두고
15일 페더러·나달 등 자선경기
PGA 투어도 기부 캠페인 참여

로저 페더러

마크 리슈먼

스포츠계가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주 돕기에 나섰다.

호주 현지 매체들은 9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개막을 앞둔 오는 15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산불 피해 돕기 자선 경기인 ‘랠리 포 릴리프(the Rally for Relief)’가 열린다”고 보도했다.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 오픈은 오는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다.

자선 경기에는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라파엘 나달(스페인) 등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선수들이 참가한다. 이들 외에 닉 키리오스(호주), 오사카 나오미(일본),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등 남녀 톱 랭커들이 동참한다.

호주는 동남부 지역의 대형 산불로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째 산불이 번져 남한 면적과 비슷한 1,000만㏊(헥타르) 이상의 면적을 태웠고, 많은 마을이 불타면서 20여명의 사망자도 발생했다.


호주 오픈이 열리는 멜버른 역시 동남부 지역이라 산불의 영향과 대기질 악화 등의 우려가 있지만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지붕을 닫고 경기할 수 있는 코트가 3개가 있기 때문에 대회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실시간으로 공기 상태를 점검해 선수와 팬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산불의 피해 돕기와 위기 대처 움직임이 시작됐다. 호주 출신 선수들이 앞장섰고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날 PGA 투어 홈페이지는 “마크 리슈먼과 캐머런 스미스(이상 호주)가 그들의 고국을 휩쓸고 있는 광범위한 산불과 관련한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투어 동료 선수들에게 동참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10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소니 오픈에 출전하는 리슈먼과 스미스는 이번 대회에서 버디에 500달러, 이글에 1,000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맷 존스, 캐머런 데이비스, 캐머런 퍼시, 라인 깁슨 등 호주 선수들, 그리고 리슈먼의 재단도 동참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PGA 투어 측도 함께한다. PGA 투어는 투어가 주관하는 프레지던츠컵 조직위원회와 함께 이번 소니 오픈에서 선수들이 내는 기부금 액수와 맞춰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12만5,000달러(약 1억5,000만원)까지 내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의 남자골프 대륙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은 지난해 12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렸다. 맷 카미엔스키 프레지던츠컵 조직위 이사는 “호주가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를 지지해준 것에 감사한다”면서 “우리의 이번 캠페인 참여가 호주 지역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슈먼은 “호주의 전례 없는 국가적 위기에서 야기된 참상은 끔찍하다”며 “우리 동료들과 투어 등의 지원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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