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8일 발간한 ‘경제동향’ 1월호에서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연속으로 우리나라의 경기에 대해 ‘부진’ 판정을 내렸으나 이번에는 경고 수위를 한 단계 낮춘 것이다.
KDI는 이러한 전망의 근거로 소비와 서비스 생산의 증가 폭이 확대되고 경기 선행지표도 개선된 점을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소매판매액의 경우 내구재(3.9%)·비내구재(5.3%) 등의 증가세에 힘입어 전월(2.0%)보다 높은 3.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 생산 역시 보건·사회, 금융·보험 분야의 상승세 덕분에 전월(0.8%)을 훌쩍 뛰어넘는 2.5%의 증가율을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치를 상회하는 100.4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분야가 11.7%에서 30.9%로 확대되면서 감소 폭이 -2.1%에서 -0.3%로 축소됐다. 앞으로의 경기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98.8)보다 소폭 상승한 99.2를 기록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전반적으로 지표들이 개선된 면을 나타내 이번에는 ‘경기 부진’ 표현을 없앴다”며 “이란 사태 등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으나 경기가 사실상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DI는 경기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투자와 제조업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보합에 그쳤으며 건설투자도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위축되면서 감소 폭이 -3.7%에서 -4.7%로 커졌다. 또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115.6%)에 이어 116.3%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고 평균 가동률은 73.3%에서 71.8%로 떨어졌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