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가 올해 1월부터 니켈 수출 규제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니켈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주재료인 니켈 역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10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은 전 거래일보다 0.25% 상승한 톤당 1만4,085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0월에도 한차례 니켈 수출 규제를 실시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생산 25%, 수출 20%를 차지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 니켈의 톤당 평균가격은 1만6,000달러로 지난 2018년 12월 대비 48%나 급등했다. 이 같은 수요·공급 변화 요인 등을 감안하면 니켈 가격은 2020년 톤당 1만5,5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니켈 수요는 앞으로 늘어나는 전기차배터리의 수요에 따라 2018년 약 10만톤에서 오는 2030년 약 110만톤으로 11배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증가 및 항속거리 향상을 위한 하이니켈 양극재 사용 비중이 상승하면서 배터리용 니켈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특히 광산업체 입장에서는 향후 배터리용 수요만 믿고 광산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커 현재 예정된 프로젝트도 없기 때문에 배터리용 니켈은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연초 스테인리스강(STS) 생산용 니켈에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STS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겨울철 감산에 들어가면서 수요 축소 효과가 있었지만 중국의 수요는 2월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분석이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니켈의 수요는 STS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이며 철강 대국 중국의 니켈 수입 37%는 인도네시아로부터 조달한다”며 “2월 이후 중국 STS 생산량 증가와 재고 증가세가 둔화되는 시점부터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니켈 관련 업체나 상품 등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고려아연(010130)은 국내 최대 황산니켈 생산업체인 켐코의 최대주주(지분율 35%)”라며 “이익에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켐코 성장이 고려아연에 대한 투자 포인트가 되기는 아직 어려우나 니켈 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증설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이외에도 ‘대신 2X 니켈선물 ETN(H)’ ‘대신 니켈선물 ETN(H)’ 등 상장지수증권(ETN)이 관련 상품으로 꼽힌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