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임택근 /연합뉴스
지난 1960~1970년대 맹활약하며 ‘방송계의 전설’로 불리던 아나운서 임택근(사진)이 지난 11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유족 측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10월 심장 질환으로 투병해 이후 뇌경색 진단을 받는 등 병마와 싸우다 지난달 폐렴으로 입원했으며 이날 영면에 들었다. 고인은 라디오조차 귀했던 방송 격동기에 목소리 하나로 대중과 함께한 1세대 아나운서다. 라디오 및 흑백TV 시대의 아이콘으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고인은 서울 종로에서 태어나 연희대 1학년이던 1951년 중앙방송국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름을 알렸고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1964년 MBC로 이직한 그는 1969년에는 진행자 이름이 프로그램에 들어간 첫 사례인 ‘임택근 모닝쇼’로 인기를 모았다. 높은 인지도에 힘입어 1971년에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MBC로 복귀해 사장 직무대행까지 지냈다. 1990년에는 KBS ‘노래는 사랑을 싣고’로 20년 만에 진행자로 서기도 했으나 주로 기업인으로 활동했다.
유명세 못지않게 복잡한 가족사로 자주 언급됐다. 가수 임재범과 배우 손지창이 고인의 혼외자다. 임재범이 상주다. 세 부자는 연이 끊긴 채 살다가 가족사가 공개된 후 잠시 교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인은 성 김(한국명 김성용) 전 주한 미국대사의 외삼촌이기도 하다. 성 김의 아버지이자 전 중앙정보부 요원인 김기완이 임택근의 자형이다. 빈소는 강남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4일 오전8시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