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미국도 한국의 중재 카드를 마뜩지 않아 한다는 점이다. 미국은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해 “모든 유엔국은 제재결의를 이행해야 한다”는 냉담한 답변만 내놓았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것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계관 담화에서 제재완화를 위해 핵시설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핵 폐기 이전에 제재부터 풀라는 뜻이다. 이로써 지난 2년8개월 동안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대화를 촉진하려던 문 대통령의 노력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오히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북한의 핵 보유만 기정사실이 됐다.
이제 정부는 북핵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 김 위원장도 밝혔듯이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다. 그런데도 우리만 몸이 달아 남북협력을 외치는 것은 사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시킬 뿐이다. 정부는 되지도 않는 경제협력을 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북핵 폐기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의 생존과 안위를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