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5월 도쿄도지사·베이징시장 초청할 것"

美 스탠퍼드대 특강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는 5월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와 천지닝 중국 베이징시장을 서울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중앙정부 간 외교관계가 해빙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 정부 간의 외교가 활발해지면 한일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시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특강에서 한중일의 역사·외교에 대한 질문에 “5월 대규모 K팝 페스티벌을 열 계획인데 여기에 고이케 지사와 천 시장을 초대해 도쿄올림픽에 대한 홍보를 하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스포츠 외교’를 염두에 두고 있다. 도쿄는 7월 하계올림픽을 열며 베이징도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박 시장이 베이징시장과 도쿄도지사를 소개하고 이들이 서울시민을 올림픽에 초대하는 인사말을 하는 구상”이라며 “2032년 경평(서울·평양)올림픽을 유치하려는 서울시로서도 베이징과 도쿄의 국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법원이 내린 징용공 판결과 일본 정부의 대한국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 이후 한일관계는 여전히 경색돼 있다. 일본 정부가 액체불화수소 등의 분야에서 개별 기업에 대한 수출은 허가하고 있지만 이전처럼 포괄적 수출 허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에 우리나라를 복귀시키지는 않았다. 고이케 지사가 일본의 유력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지방정부 간의 교섭이 외교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 2017년 일본 중의원 선거 당시 희망의 당을 창당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대립각을 형성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지방정부 간 ‘작은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유럽의 예를 볼 때 프랑스 외무장관인 로베르 쉬망이 과거를 극복하고 작은 영역부터 시작하자며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만들어 냈다”며 “서울의 경우도 베이징·서울·도쿄(베세토)와 청소년 오케스트라 협연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CSC는 1951년 프랑스·이탈리아·독일 및 베네룩스 3국이 석탄 공동시장을 관리하기 위해 결성한 국제기구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독일의 관계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타클라라=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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