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인도 남부에서 환경 규정 위반으로 인해 폭파되고 있는 고급 고층아파트. /연합뉴스
인도에서 환경 규정을 위반한 고급 고층아파트들이 잇따라 폭파되고 있다. 인도당국이 멀쩡한 고급 아파트를 폭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2일(현지시각) NDTV등 현지 매체와 외신은 인도 정부가 폭약을 설치해 고급 고층 아파트를 폭파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으며, 실제 11일 인도 남부 케랄라주 코치에서 ‘알파 서린 트윈타워’등 19층짜리 고급 강변 고층아파트 두 동이 차례로 폭파돼 없어졌다고 보도했다.
항구 도시이자 해변 휴양지로도 유명한 케랄라 코치에 2018년 대형 홍수가 덮쳐 400여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해변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건물들이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해왔다.
지난해 5월, 인도법원은 해당 건물들이 해변 지역 보호 규정에 저촉된다며 건물을 철거하로 명했고, 이번에 폭파된 건물들이 환경 보호 지역에 불법으로 들어서 주위 해변 환경도 훼손했다고 말했다.
사법 적극주의 성향이 있는 인도는 대법원의 명령이 국회법에 견줄 정도의 효력을 가지나, 당국이 아파트 폭파를 강행하려 하자 거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한 은행 임원은 2006년 198㎡ 규모의 알파 서린 아파트를 7만달러(약 8,100만원)에 구매했고, 지난해 17만6,000달러(약 2억400만원)에 팔릴 정도로 아파트 가치도 상승했다.
대법원 명령에도 일부 주민이 집을 떠나지 않자, 당국은 전기와 수도를 끊는 등 강제수단을 동원해 주민을 퇴거시켰다. 주 정부는 현재 대법원 명령에 따라 각 가구에 3만5000달러(한화 약 4,060만원)의 임시 보상금만 책정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