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3월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미대화 재개’ ‘방위비 협상’ ‘호르무즈해협 파병’ 등 3대 난제를 풀기 위해 13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대화 상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다. 양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회담을 진행한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 예고와 미·이란 간 충돌로 인한 호르무즈해협 파병 등 한미 간의 중요한 현안이 많은 가운데 열리는 만큼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3월 말 워싱턴DC에서 열린 후 9개월여만이다.
강 장관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 교류협력사업을 통한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외교 노선이 이란과 북한 등 핵능력을 고도화하는 국가에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만큼 미국 측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미·이란 간 충돌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진 점을 근거로 강 장관에게 한국군의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지난해 6월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유조선에 대한 피격 사건 이후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민간선박 보호를 위한 ‘호르무즈해협 공동방위’ 동참을 한국에 요청한 바 있다.
한국은 미·이란 간 갈등이 실제 무력충돌로 이어지자 파병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자칫 한국이 미·이란 갈등의 한복판에서 원하지 않는 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이 지난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파병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과 우리 입장이 정세분석에 있어서나 중동 지역 나라와 양자 관계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고 말한 점도 정부의 고민을 그대로 담고 있다. 외교가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동참하지 않고 인근 해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를 통해 독자적으로 호르무즈해협을 드나드는 한국 상선을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협정 종료시한인 2019년을 넘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도 이번 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는 14~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6차 회의를 재개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방위비분담금도 주요 동맹 현안이니 외교장관회담에서 다뤄질 수는 있겠지만 별도의 회의체가 있으므로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