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지난 7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 두 곳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날 이란 국영통신사가 배포한 미사일 공격 장면 /테헤란=AFP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7일(현지시간) 단행한 이라크 미군기지 공격이 정밀 타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지 미군을 살상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12일 AFP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날 국영 TV로 방영된 국회 연설에서 “적군을 살해하는 것은 우리의 진짜 목적이 아니었으며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살라미 사령관은 “우리가 적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는 점과 우리가 고른 어떤 곳이든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이라크 미군기지를) 물리적으로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지난 7일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에 보복하겠다며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에르빌 기지에 미사일 여러 발을 쐈으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살상 의도가 없었다고 밝힌 이란 혁명수비대와 달리 이란의 주요 동맹으로 꼽히는 레바논 헤즈볼라를 이끄는 하스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같은 날 사뭇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나스랄라 총장은 방송 연설에서 이란의 미군기지 공격은 무인기 폭격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한 미국을 겨냥한 보복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AP가 전했다.
나스랄라 총장은 이란군의 미사일 공격을 두고 중동에서 미군을 쫓아내기 위한 “긴 여정의 첫걸음”이라고 표현하며, 미군을 철수시킨다는 목표는 “단호하고 확실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숨진 지 약 일주일 만에 진행한 90분짜리 연설에서 “우리는 지금 국면의 시작, 새로운 전쟁, 이 지역의 새로운 시대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처럼 이란의 추가 공격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앞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공격 당일 “자기방어를 위한 비례적인 조치를 끝냈다(conclude)”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알발라드 공군기지에 또 다른 로켓포 공격이 벌어져 이라크군 4명이 다쳤다. 공격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