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능한 차세대 야구선수로 촉망받던 김정수는 우연한 기회로 밴드 오디션을 보고 미 8군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미 8군의 밴드 ‘미키스’, ‘김정수와 급행열차’ 등 그룹사운드의 보컬로 활동한 그는 ‘내 마음 당신 곁으로’로 일본 진출을 하게 되며 음악적 가능성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외롭고 쓸쓸했던 일본 활동에 대한 회의감으로 다시 돌아와 솔로 가수로 활동한다. 일본에 있을 때 가족이 그리웠던 김정수가 작사·작곡한 노래 ‘당신’을 발표하는데, 이 노래는 대중에 큰 호응을 얻으며 1991년 KBS 가요대상까지 받게 된다. 김정수는 “사실 (‘당신’) 노래가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 내가 만든 곡이지만... 여러분이 좋아해 주셔서 그 해 가수왕까지 받은 것”이라며 히트곡에 대한 뒷이야기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가요대상을 받으며 대중에 큰 사랑을 받던 그에게 위기가 닥친다. 가수 활동 중 갑작스럽게 위암 3기 진단을 받은 것. 기나긴 투병생활로 음악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수 김정수’는 대중들의 기억 속에 희미해져 갔다. 수술로 위의 80%를 잘라냈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생명의 끈을 놓지 않은 그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건강을 회복한 그는 “생사 갈림길에 있다가, 살아서 감사하다”며 삶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후 김정수는 건강을 위해 필리핀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는 “(죽다 살아나) 덤으로 사는 것, 나 혼자보다 남을 위해서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신의 음악을 이용해 재능기부 활동은 물론 필리핀 소외계층인 ‘코피노’를 위한 후원행사를 진행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큰 목표는 없지만 꾸준히 음악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하는 김정수. 생의 마지막까지 가수로서 살아가고 싶은 김정수의 진솔한 이야기는 오늘(15일) 밤 10시 TV CHOSUN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