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진핑 통해 '北 대화복귀' 압박...韓 '남북경협' 강행의지

트럼프 "金, 習주석에 존경심
중국이 北관련 우리 돕고있다"
이도훈 "美와 개별관광 등 논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안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대북 문제에 대해 “중국은 북한과 관련해 우리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 장기전 태세에 돌입하며 대미 강경 기조를 이어가자 대북 영향력이 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화 복귀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이 끝난 후 중국 대표단과의 오찬에서 “우리(미중)는 북한에 대해 매우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명식에서도 미중 합의를 자랑하다가 “중국은 북한과 관련해 우리를 돕고 있다”며 “그들(중국)은 김정은과 관련해 아주아주 도움이 돼왔다”고 양국의 대북 공조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대단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하며 중국의 ‘역할론’도 강조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의 대북정책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기 위해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영종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유엔 제재 예외 승인을 받을 수 있는 남북협력 방안을 찾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한미 간 갈등이 불거질 개연성도 거론된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미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개별관광 추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상대의 이해를 구하는 게 지금 제일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별 관광 등의 대북제재 예외인정을 받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도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올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인 진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남북협력을 추진하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미 관계의 또 다른 뇌관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도 양측은 신경전을 지속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6차 회의를 가졌으나 양측 간 입장차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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