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들 급히 귀국…대북제재 강화 대응 논의하나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 등
베이징서 고려항공 타고 북한행
대미 전략·외화 조달 방안 논의 가능성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경색된 가운데 지재룡(왼쪽) 주중 북한대사가 18일 오전 고려항공을 이용해 북한으로 귀국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경색된 가운데 중국 주재 북한 대사와 유엔 주재 대사가 급히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대북 제재 강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구상하는 게 아니냐나는 해석이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18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고려항공을 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북한 외교관 10여 명도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앙골라와 싱가포르 주재 북한 대사도 베이징 공항에서 목격돼 북한에서 조만간 공관장 회의가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주중 북한 대사와 유엔 주재 대사는 북미 비핵화 협상 및 평화 프로세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귀국길에 북한 수뇌부와 대미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북 제재 강화로 북한의 외화난이 심각해짐에 따라 북한의 재외 공관을 통한 외화 조달 증액 방안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2018년 7월과 2019년 3월에도 유엔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공관장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외교 정책 등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노동자 해외 파견과 관련해 북한의 회사와 중국 내 숙박시설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75호와 2397호 위반을 이유로 북한 평양에 있는 고려남강무역회사와 중국에 있는 북한 베이징숙박소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고려남강무역회사는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취업에 관여하고 자금을 북한으로 송금한다. 이들 중 일부는 북한 정권에 직접 간다고 해외자산통제국은 밝혔다. 베이징숙박소는 고려남강무역회사의 노동자 해외 파견과 귀환 및 급여를 북한으로 송금하는 과정을 돕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한 시한이 지난해 12월 22일로 만료된 뒤 3주 만에 이뤄졌다. 북한은 외화벌이의 큰 수단이었던 해외 주재 식당이 폐쇄되고 노동자들이 귀국하면서 외화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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