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20 한국이미지상 시상식’(CICI Korea 2020)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남북 협력 추진 구상에 견제성 발언을 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던 여당은 19일 공세 수위를 다소 낮추면서도 “해리스 대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동맹국에 대한 예의를 다해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남북 간 협력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정부의 남북 협력 추진 구상에 힘을 실었다. 자유한국당은 이러한 여권을 향해 “주적에게는 관대하고, 우방에는 가혹한 잣대를 이어가다가는 결국 우리 편은 하나도 남아나지 않게 될 것”이라며 공세를 펼쳤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남북 간 협력은 더 빠르게 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이 대변인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회동을 언급하며 “해리스 대사가 우리 정부의 남북 관계 의지에 제재 잣대를 들이댄 와중에 미국이 남북협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더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우리 정부도 개별관광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조속히 마련하여 북미는 물론 국제사회와의 협의를 속도감 있게 진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당은 민주당을 겨냥해 ‘선거가 다가오자 반미감정을 조장하려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북한의 막말에는 침묵하면서 우방인 미국 대사의 발언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성일종 원내대변인은 지난 18일 논평을 통해 해리스 대사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비판을 ‘정략적 언행’이라고 규정하고 “정부·여당의 비열한 선거전략을 주시하고 있으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원내대변인은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일’ 등 남한을 향한 북한의 막말을 거론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이런 막말에 대해 입도 뻥긋한 적이 없다. 주적에게는 어째서 이렇게 관대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주적에게는 관대하고, 우방에는 가혹한 잣대를 이어가다가는 결국 우리 편은 하나도 남아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