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한국군 최초의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부사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이 한국군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한 부사관에 대한 전역심사위원회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데 대해 군인권센터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군인권센터는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A하사가 법원의 성별정정 결정 이후로 전역심사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육군참모총장이 이를 반려한 행위를 A하사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인권침해라 판단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전역심사위원회가 오는 22일 진행되는 만큼 군인권센터는 인권위에 긴급구제도 신청했다. 통상 인권위에 진정이 접수된 후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긴급구제도 함께 신청했다는 게 군인권센터 측 설명이다.
군인권센터 측은 “트랜스젠더가 수술을 통해 남성의 성기를 상실했다는 이유만으로 심신장애 전역대상자로 분류돼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된다는 것은 트랜스젠더 혐오에 기반한 행위로 엄연한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인권위의 긴급구제와 인권침해 시정 권고를 통해 트랜스젠더 군인의 군 복무가 현실화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북부의 한 부대에서 전차조종수로 근무하는 A하사는 지난해 겨울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현재 A하사는 성별을 여성으로 바꾸기 위해 관할 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A하사는 여군으로 계속 복무하기를 강력히 희망하나 육군은 절차에 따라 A하사를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전역심사위는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A하사와 군인권센터는 성별 정정이 이뤄질 때까지 전역심사위 개최를 연기할 것을 주장해왔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