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아지의 유전체 정보만으로 번식용 소로 키울지 고기소로 키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서비스가 오는 3월부터 시행된다.
농촌진흥청과 농협경제지주는 한우 암소 유전체 유전능력 예측 서비스(이하 암소 유전체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오는 3월부터 한우농가에 서비스한다고 21일 밝혔다.
암송아지의 유전체 정보만으로 유전능력을 예측해 농가에 알려주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한우 암소의 능력을 아비(혈통)를 보고 짐작했다. 암소가 송아지를 낳고, 그 송아지를 키워 출하한 뒤 도축성적을 받으면 그때서야 암소의 능력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능력이 나올때면 우수한 암소를 더 활용하고 싶어도 이미 출하되고 없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능력이 낮아 개량에 도움이 안 되는 암소가 여러 송아지를 낳는 경우도 있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찍이 송아지 때 암소의 능력을 파악할 수 있어, 번식능력이 우수하면 번식용 소로, 비육 능력이 우수하면 고급 한우고기를 생산하는 소로 키우면 된다.
또 암소의 능력에 따라 맞춤형 정액도 선택할 수 있게 돼 육량형·육질형·통합형 등 농가별 개량목표를 더 빨리 달성하고 능력이 일정한 송아지를 생산할 수 있다.
한우 농가가 분석하고자 하는 암소의 모근(털뿌리) 등 시료와 개체식별번호를 ‘유전체 컨설팅 기관’에 제공하면 약 2개월 후 유전능력 분석 결과와 함께 컨설팅(상담)을 받을 수 있다.
농진청은 지난해 한우 육종농가 등 전국 50여 농가 6,000여 마리 암송아지를 대상으로 암소 유전체 서비스 시범 사업을 마친 상태다. 도체중 능력 예측 정확도가 약 20%포인트 향상되면 연 1,13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농진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농협경제지주는 ‘한우암소개량사업’체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우개량농가(5,000호, 10만 마리)를 선정하고, 이 중 1만 마리의 암소 유전체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 능력이 낮은 암소 5,000마리의 출하 비용, 암소 개량 전문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우량 암소에서 생산한 수송아지를 씨수소로 활용하는 등 한우 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사업과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창범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암소 유전체 서비스로 농가가 개량의 주체가 되는 새 시대가 열렸다”며 “농림축산식품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농협 등 개량기관과 협력해 더 다양한 형질을 서비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