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낡은 수도관 교체비용 두배로 확대

'깨끗한 아리수' 공급 위해

녹슨 수도관(아연도강관)

신형 수도관(스테인리스관)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로 인해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주택 내 낡은 수도관 교체 최대 비용을 두 배로 늘려 ‘깨끗한 아리수’ 공급에 박차를 가한다.

서울시는 주택 내 수도관 교체 최대 비용을 다가구 주택의 경우 최대 2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공동주택(아파트) 공용급수관의 경우 세대 당 120만원에서 140만원(세대배관 80만 원, 공용배관 60만 원)으로 확대한다고 21일 밝혔다. 지원액은 전체 공사비의 최대 80%다. 지원이 가능한 주택은 1994년 4월 이전에 건축되고 내부 수도관이 아연도강관으로 된 곳을 우선으로 한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1984년부터 상수도 노후관 교체사업을 추진해 2018년 말 기준으로 1만3,571㎞ 중 98.7%인 1만3,396㎞를 바꿨다. 문제는 가정에 들어가는 노후 수도관이다. 1980~1990년대 건축물에 주로 쓰였던 아연도강관은 녹이 쉽게 슨다. 아무리 상수도관을 바꿔 깨끗한 수돗물을 운반해도 집에 도착하면 녹물이 되는 셈이다.

가정 내 수도관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서울시는 교체에 애를 먹어왔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건축용 아연도강관을 교체하는 사업을 벌여왔지만 교체 대상에 해당하는 56만5,000가구 중 77%인 43만6,000가구만 바꾸는 데 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돗물 불신의 원인 중 하나인 ‘주택 내 낡은 수도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원금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연도강관을 스테인리스관으로 교체하면 탁도가 66%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백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시에서 관리하는 상수도관은 이미 정비가 완료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부 가정에서는 수돗물의 품질이 어디서 나빠지는지 잘 알지 못해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다”며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주택 내 낡은 수도관 교체 사업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