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59개 대기업집단의 264곳 상장사 사외이사 853명을 대상으로 재임 기간을 분석한 결과 올해 주총에서 물러나야 하는 사외이사는 총 76명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SK가 각각 6명, LG·영풍·셀트리온은 각각 5명의 사외이사를 당장 새로 선임해야 한다. LS와 DB는 4명, 현대차·GS·효성·KCC는 3명의 사외이사를 바꿔야 한다. SK텔레콤·KT·삼성SDI·삼성전기·현대건설·코오롱인더스트리 등 16곳도 사외이사 2명을 3월 주총에서 교체해야 한다.
범위를 대기업에서 상장사 전체로 넓히면 ‘강제교체’ 대상 사외이사 수는 더 늘어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상장사들이 새로 뽑아야 하는 사외이사는 최소 566개사 718명으로 전망된다.
특히 셀트리온은 전체 사외이사 6명 중 5명을 3월 주총에서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셀트리온의 김동일·이요섭·조균석·조홍희·전병훈 사외이사는 짧게는 6년, 길게는 11년 이상 재임 중인데 3월에 임기가 끝난다.
재계는 이번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기업과 주주의 인사권을 침해하는 과잉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은 외국에서 입법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과잉규제”라며 “당장 올해 주총에서 560개가 넘는 상장사들이 한꺼번에 사외이사를 교체하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기업들은 사외이사 찾기 ‘대란’에 처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갑자기 결정된 사안이어서 후보군을 추리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당장 3월이 주총인데 현 사외이사처럼 회사를 잘 아는 적임자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이사회의 일원인 사외이사를 아무나 시킬 수 없는데 인력 풀이 너무 적다”며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외이사가 들어오면 그만큼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