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연 한국당 당 대표 비서실장./서울경제DB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 명의로 조계종에 설맞이 선물로 육포를 보내 논란이 일자 김명연 당 대표 비서실장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비서실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 등에 황 대표 명의의 설 선물로 육포를 보냈다. 대승불교의 영향을 받은 조계종은 살생을 금하기 위해 스님의 육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황 대표의 육포 선물이 오자 조계종 내부에서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측은 조계종에 육포 선물이 전달된 것을 뒤늦게 파악하고 당일 직원을 보내 해당 선물을 회수했다. 한국당은 “한과를 선물했는데 배송 착오로 육포가 잘못 배달됐고 사람을 직접 보내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도 “대단히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황 대표가 지난해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참석해 합장을 하지 않은 문제까지 불거지며 정치지도자가 종교를 편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사태가 커지자 김 실장은 이날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황 대표는 김 실장의 사표를 수리할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이 사퇴하면 1년 사이 당 대표 비서실장이 3명으로 늘어난다. 황 대표는 지난해 8월 지지율이 하락하자 인적 쇄신을 위해 초대 비서실장 이헌승 의원을 경질했다. 뒤이어 비서실장을 한 김도읍 의원은 지난해 12월 황 대표의 단식 농성 직후 사퇴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