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격호(가운데) 롯데 명예회장과 오쿠노 쇼(왼쪽 세번째)가 지난 1995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회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그룹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은 슈퍼맨이었다. 늘 세계 최고, 최초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등 롯데그룹의 주요 건물 설계를 담당하며 신 명예회장과 50년간 인연을 맺어온 일본 건축가 쇼 오쿠노는 21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고인을 이렇게 회상했다.
쇼는 한국의 반도호텔을 롯데호텔로 바꾸는 작업을 맡으며 롯데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그는 “처음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해 반도호텔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바닥이 뚫려있을 정도로 낙후됐던 시절”이라면서 “(신 명예회장은) 그런 시대에 초고층, 1천실 호텔을 짓겠다고 하는 등 당시에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스케일의 구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쇼는 “롯데월드 역시 모든 사람이 반대하는 프로젝트였는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였다”면서 “지금이야 워낙 (그런 놀이공원이) 많아 롯데월드가 평범한 놀이공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당시로써는 그런 걸 짓는 것 자체가 굉장히 파격적인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마 그때가 명예회장 인생에서 가장 절정기가 아니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쇼는 “신격호 회장은 항상 돈을 벌거나 수입 같은 것을 따지지 말고 항상 세계에서 최고, 최초를 만들어봐라, 구상해보라는 요구를 많이 하셨다”고 돌아보며 “미국 뉴욕에 롯데월드를 만들려고 했는데 이루지 못했고 도쿄에도 롯데월드를 지으려 했는데 중단된 상태”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