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전용' 벽 허물고...이통 플랫폼 키운다

누구나 이용하는 서비스 잇단 출시
개방형으로 사업 다각화에 주력
SKT,영화·게임서 배달할인까지
KT, 실감미디어 생태계 우선 전략


이동통신사들이 가입 통신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신규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점유율 싸움이 치열하던 과거 집토끼는 묶어두고 산토끼는 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서비스를 운용했다면, 통신 수익 성장이 정체된 지금은 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플랫폼을 키워 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KT(030200)가 지난해 7월 내놓은 가상현실(VR) 콘텐츠 플랫폼 ‘슈퍼VR’도 ‘KT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자체로서 플랫폼을 지향한다. VR은 미래 산업으로 항상 꼽히지만 기기값이 진입 장벽처럼 작용해 활성화가 더디다. 우수한 콘텐츠를 만들어도 시장이 작아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의 생존이 위태로울 정도다. VR을 들고 나온 KT가 생태계 확대를 위한 플랫폼으로서 ‘슈퍼VR’을 정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KT는 바른손과 아프리카TV, 네이버 브이라이브, 청담어학원 등 생태계 구성원을 늘리는 한편 경쟁사 SK텔레콤과도 언제든지 연대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KT의 OTT ‘올레tv모바일’을 ‘시즌’으로 개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OTT가 인터넷(IP)TV ‘올레tv’의 자매품 정도로 인식되며 자체 생존능력을 갖추지 못했던 점을 뛰어 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KT는 미세먼지 등 대기질 정보를 알리는 ‘에어맵코리아’와 내비게이션 ‘원내비’등도 적극적으로 타사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동통신 점유율 3위를 달리는 LGU+의 경우 경쟁사들과 다른 전략을 구사 중이다. 5세대(5G) 상용화를 계기로 기존 ‘5대 3대 2’ 구조를 무너뜨린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가상현실(VR) 등 주요 5G 서비스를 폐쇄형으로 운용한다. 다만 U+프로야구, 증강현실(AR)쇼핑 등 일부 콘텐츠를 제한적으로 모든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인기가 많은 콘텐츠들을 타사 이용자에게 맛보게 해 자사 고객으로 유입하겠다는 전략이다. U+프로야구의 경우 핵심 기능인 ‘홈밀착영상’ 등은 자사고객만 이용하도록 하고, AR쇼핑도 기존 고객에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 내 차별을 둔 이유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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