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사자들./오스만 살리 페이스북
아프리카 수단의 한 공원에서 뼈가 보일만큼 앙상한 상태로 우리에 갇힌 사자들의 모습이 인터넷에 공개돼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사자들은 갈비뼈가 다 드러날 만큼 살점이 거의 없고, 얼굴에는 파리떼가 앉아 있는 참혹한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아프리카 수단의 알쿠라시 공원 내 사자 5마리가 심각하게 마른 상태로 우리에 갇힌 사진이 인터넷에 퍼져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진은 지난 18일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 거주하는 오스만 살리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사진 속 사자들은 척추와 갈비뼈 형태가 고스란히 드러날 정도로 말라 힘없이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있었다. 살리씨는 이날 올린 다른 게시물에서 “동물들이 우리에 갇힌 채 이런 대우를 받는 모습을 보고 피가 끓어올랐다”고 말했다.
방치된 사자들./오스만 살리 페이스북
그가 게시물을 올린 뒤 온라인에서는 ‘수단동물구호’(#SudanAnimalRescue) 해시태그 달기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지난 20일 암컷 사자 한 마리가 숨졌다고 살리씨는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알쿠라시 공원은 하르룸 시가 관리하고 민간에서 일부 후원을 받는데, 사자들이 우리에 방치된 명확한 사연은 밝혀지지 않았다. 공원 관리자인 에사멜딘 하자르는 “음식을 항상 조달할 수 없어 직원들이 사비로 사자들을 먹인다”말했다.
병들고 영양실조에 걸린 사자 한 마리의 얼굴에 파리 떼가 가득 붙어 있다./AFP=연합뉴스
살리씨는 자신이 수의사들과 야생동물 전문가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정부 당국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포 포즈’(Four Paws International·네 발)가 사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인력을 보내겠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로선 공식적 모금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살리씨는 자칫 기부금을 받았다간 사기꾼들이 이를 악용할 수 있다며, 기부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조직된 체계가 마련되기까지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오스만 살리가 지난 20일 결국 세상을 떠난 암사자의 명복을 빌고 있다./오스만 살리 페이스북 캡쳐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