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행장 인선 속도내는 우리은행…후보 7명 압축

김정기·조운행·정채봉 등 하마평
孫 호흡 잘 맞는 내부출신 선임 가능성
한일銀-상업銀 출신 안배 고려하면 상업 유리

오는 30일 금융감독원 3차 제재심의위원회에서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에 대한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가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2일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임추위는 은행 부행장 이상 경력을 보유한 내부 출신 7명을 차기 은행장 후보군으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요 후보로 은행 외부에서는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이동연 우리FIS 사장 등이, 은행 내부에서는 정채봉 영업부문장과 김정기 영업지원부문장 등이 거론된다. 이밖에 우리은행 출신인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와 이동빈 수협은행장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그룹임추위는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통한 고객중심 영업능력과 기업가치 제고, 그룹시너지 창출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 조직안정과 임직원을 결집할 조직관리 능력 등을 고려해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이 주로 기획·전략·글로벌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온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 차기 우리은행장은 영업력에 초점을 맞춰 선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우리금융은 지난달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 운영하기로 결정하면서 “손 회장은 완전 민영화와 증권사·보험사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등 그룹의 경영 관리에 전념하고 새로 선임될 은행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한 고객중심 영업, 내실경영에 기반한 은행 영업력 강화 및 리스크관리 등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중에서는 김정기 영업지원부문장과 정채봉 영업부문 겸 개인그룹 부문장, 전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이었던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대표 등이 ‘영업통’으로 꼽힌다.

은행 안팎에선 은행 비중이 높은 우리금융 특성 상 차기 행장으로 손 회장과 호흡이 잘 맞는 내부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 임추위원장을 맡고 있는 손 회장이 “내부 출신 은행장을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히면서 외부 출신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기 부문장과 정채봉 부문장 모두 손 회장의 측근 인사로 꼽히지만 정 부문장의 경우 금감원 징계 대상 임원 명단에 올라 있는데다 DLF 사태에 책임지는 모양새가 필요해 부담이 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우리은행장 자리를 그동안 한일은행 출신과 상업은행 출신이 번갈아가며 맡아온 암묵적인 룰도 차기 행장 선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이 한일은행 출신이라는 점에서 차기 행장으로는 상업은행 출신인 조운행 대표와 김정기 부문장이 유리하는 분석이다.

그룹임추위는 다음 주 중 회의를 열어 후보자들의 경영 성과, 역량 등을 검증하고 최종 면접대상자(숏리스트)를 선정한다. 이후 별도 프레젠테이션 면접 등을 거쳐 이달 말 최종 후보를 가린다. 우리카드, 우리종금,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등 자회사 6곳 대표 선임을 위한 임추위도 진행한다./이지윤·빈난새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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