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에 병원도 비상] "원내 유입 차단"...주요대학병원, 면회 제한

출입증 있는 보호자 1인 외 불허
중환자실·임종 환자 면회는 허용
메르스때처럼 선별진료소도 등장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열 감지 센서 카메라 등을 이용해 방문객에게 열이 있는지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의료원

국내에서도 ‘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잇달아 발생하자 주요 병원들이 원인 바이러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원내 유입을 막기 위해 입원환자 면회객 제한 등 예방 조치에 들어갔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볼 수 있었던 병원 내 선별진료소도 다시 등장했다.

국내 세 번째 우한 폐렴 확진환자를 치료 중인 명지병원(경기 고양시)은 지난 21일부터 비상대응본부를 구성하고 선별진료소 가동에 들어갔다. 이 병원은 우리나라 국가지정 격리병상 운영 29개 병원 중 하나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확진환자 5명을 이송받아 2차 감염 없이 전원 완치시켰다.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들은 23~24일부터 출입증이 있는 보호자 1인을 제외한 방문객의 면회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중환자실 및 임종환자 면회는 허용하고 있다. 신고되지 않은 우한 폐렴 의심환자가 일반 환자 등과 뒤섞여 병원에 드나드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선별진료소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본관, 어린이병원, 암병원 입구에 열 감지 센서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내부 출입감시체계도 강화했다. 이상반응이 포착되면 비상대기 중인 감염관리센터가 여행이력을 포함한 건강 문진을 한다. 의심환자로 판단되면 서울시·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과 긴밀히 공조해 환자 사례를 확인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필요할 경우 서울대병원의 음압시설 등을 갖춘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옮겨 확진검사와 치료를 한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의료진이 환자분류소에서 ‘우한 폐렴 의심자’ 등을 가려내기 위해 병원 방문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사진제공=순천향대 천안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26일부터 보호자 1명을 제외한 면회객의 병실 출입을 금지하고 중환자실 면회를 1일 2회에서 1회(낮 12시~12시 30분)로 줄였다. 외래진료관과 응급의료센터를 제외한 모든 건물의 출입구도 봉쇄했다. 본관의 경우 입원환자 필수 보호자와 교직원 외에는 출입을 금하고 별관, 신관, 암센터 현관에서는 모든 환자와 내원객, 병원 교직원 등의 출입을 막고 있다. 외래진료관의 주된 출입구인 2층 현관 앞에는 환자분류소를 설치,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의료원은 면회객 전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해 착용을 의무화 하고 열감지장치 가동 등 방문객 관리를 강화했다. 선별진료소도 운영하고 있다.

병원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과 문진을 통해 호흡기질환이 있는 외래·입원·응급진료 환자의 중국 우한 등 방문이력과 호흡기 질환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이 시스템을 통해 최근 중국 방문이력이 있는 사람들의 정보를 의료진이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명지병원은 26일 세 번째 우한 폐렴 확진환자의 음압병실 입원이 결정되자 기존 입원환자와 보호자·직원 등에게 안내문과 문자메시지를 보내 확진환자가 병원 내 시설과 완벽하게 차단된 격리병상에서 진료받는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런 선제조치 덕분에 퇴원하겠다고 나선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병원협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상대응본부장도 맡고 있는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정부와 의료계가) 선제적 대처, 국민에 대한 적절한 정보 제공 등 커뮤니케이션 강화, 의료기관·의료진의 조언을 빨리 수용해야 사태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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