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이만난사람]이호원 대한상사중재원장./권욱기자
대한상사중재원은 지난해 말 베트남 하노이에 사무소를 열었다. 상사중재원의 해외 사무소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와 중국 상하이에 이어 하노이가 세번째다.
이는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중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분쟁이 발생하면 싱가포르와 홍콩 중재센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한국 기업이 분쟁을 겪을 경우 상사중재원 산하의 국제중제센터(KCAB인터내셔널)에 와서 중재 서비스를 받아보라는 취지다. 이호원 대한상사중재원장은 “교민들이 많이 진출한 베트남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한국의 탁월한 중재 인프라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이 원장은 국제 중재사건 유치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특히 외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업이 같이 나간 하청업체와 분쟁을 겪을 경우 등에 상사중재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데 열심이다.
이 원장은 “세계 1위인 영국 런던 중재센터의 경우 중재인 비용과 시설 사용료가 확연히 높다”며 “국내 기업과 분쟁이 생긴 현지 기업 쪽에서 런던으로 가겠다고 고집하면 하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상사중재원을 이용해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사중재원의 심리시설인 서울국제중제센터는 이미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센터 18층에 위치한 이곳의 시설 규모는 싱가포르보다 작지만 홍콩은 넘어섰다. 지난 2017년 중재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국가의 지원을 받아 심리시설을 대폭 확보한 덕이다. 심리실의 경우 대형 2개, 중형 2개, 소형 4개 등 총 8개로 구성됐으며 화상심리를 위한 첨단시설도 두루 갖추고 있다.
[서경이만난사람]이호원 대한상사중재원장./권욱기자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가 지난해 이 시설에서 5개 중재사건의 절차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글로벌스탠더드에 손색없는 인적·물적시설이 갖춰져 있다는 의미”라며 “평판이 알려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에 이를 단축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상사중재원에서 처리한 국제 중재사건은 2016년 62건에서 2017년 78건, 2018년 62건, 지난해 70건으로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원장은 궁극적으로 한국 기업이 끼여 있지 않은 제3국 중재사건의 숫자를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조정 사건 유치를 위한 준비에도 들어갔다. 국제상사분쟁에 대한 ‘조정을 통한 합의’를 회원국 상호 간에 인정하는 내용의 ‘싱가포르 협약’이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에서 통과돼 최근 발효됐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그간 국제중재 분야에 국가적 투자가 이뤄진 덕에 중국·일본보다는 우리가 앞서 있다고 자평한다”며 “아시아 최고의 국제 중재·조정 ‘허브센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