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A구청의 한 관계자는 “20년 이상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중 도로의 70~80%는 사유재산임에도 현황도로로 사용되고 있다”며 “만일 도로를 건설하는 작업을 하지 못하면 그대로 현황도로로 남게 돼 관리가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현황도로는 구나 시가 매입한 뒤 도로로 포장해서 차량 통행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과거부터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도로다. 현황도로에는 개인 사유지가 포함돼 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황도로에 얼마나 많은 개인 소유자가 있는지 건수와 면적을 헤아리기도 힘들다”며 “도로 건설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면 도로가 움푹 패여도 개인 사유지인 만큼 토지주 동의 없이 보수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만일 구청이 현황도로에 대해 도로 보수공사를 하면 토지 소유자들은 곧바로 구청에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구청이 토지 소유자 동의 없이 도로포장 공사 등을 진행할 경우 패소하기 십상이다. 실제 A 구청은 관할 구내에 5명의 소유자에게 매달 220만원의 토지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구민들의 도로 보수공사 민원이 들어와도 토지주가 동의하지 않으면 도로 보수를 할 수 없다. A구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소유자가 인근에 거주할 경우 대부분 도로 보수공사에 동의하지만 외지인의 경우 거의 동의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구청은 “현황 도로에 편입된 사유지에 대해 도로 보수를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달라”는 요청을 국토교통부에 보냈다. 국토부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탐사기획팀=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