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향해 발언하는 것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청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책 발간 계획과 관련해 볼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결백을 강조했다.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존 볼턴에게 어떤 말도 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볼턴의 주장을 담은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가리켜 “거짓”이라고 했다.
NYT는 전날 볼턴이 3월 출간할 책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와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연계하기를 원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볼턴의 참모인 세라 틴슬리는 “대사(볼턴)는 국가안보위원회(NSC)가 원고를 검토할 수 있도록 몇 주 전 원고 출력물을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NSC 대변인은 “볼턴의 원고는 출간 전 검토를 위해 NSC에 제출됐으며 현재 초기 검토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NSC 외에는 백악관의 어떤 요원도 원고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볼턴이 쓴 책의) 원고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원조를 고리로 정적 비리 수사를 압박했다며 하원에서 권력남용 혐의를 적용해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민주당으로선 볼턴의 주장이 탄핵 정당성을 압박할 근거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즉각 볼턴을 상원 탄핵심리의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요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의 주장 자체가 거짓이라며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NYT의 첫 보도 후 “나는 바이든 부자를 포함해 민주당원 조사와 우크라이나 원조를 연계하라고 존 볼턴에게 결코 말하지 않았다”며 “존 볼턴이 그렇게 말했다면, 그건 단지 책을 팔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트윗에서도 민주당의 증인 채택 요구에 대해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결코 볼턴에게 증언할 것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그것은 상원이 아니라 하원에게 달려 있던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원은 탄핵 조사 때 볼턴의 증인 출석을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증언 불가 명령에 따라 출석을 거부하자 탄핵조사 장기화를 우려해 소환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일부 외신은 하원이 증언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틀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