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코로나, 도쿄 올림픽 ‘재건의 꿈’ 흔드나

독일올림픽위원회 “신종 코로나, 도쿄 올림픽 준비에 가장 큰 위협”
3대 악재 겪은 리우처럼 방사능·무더위·신종 코로나에 부닥친 도쿄 대회
올림픽 女농구·축구, 복싱 예선 등 파행…亞실내육상선수권은 아예 취소
스포츠계 전반에 신종 코로나 직격탄...女테니스 대회 등 차질 속출

도쿄 오다이바 마린 파크에 도쿄 올림픽을 기념하는 오륜마크가 장식돼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중국 여자농구 대표팀. /출처=FIBA

알폰스 회르만 독일올림픽위원회(DOSB) 위원장은 28일(한국시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도쿄 하계올림픽 준비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르만 위원장은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DOSB 회의에서 “스포츠만큼 국제적인 이동이 일어나는 분야도 드물기 때문에 굉장히 심각한 문제로 봐야 한다”며 “관련국들과 각 종목 국제연맹이 사태 해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바흐 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DOSB 회장 출신이다.

중국발 감염병 리스크에 일본이 떨고 있다. 중국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데, 차기 올림픽 개최국이 앞선 개최국에 악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올림픽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때도 감염병 리스크로 위기를 맞은 경험이 있다. 당시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 창궐이 입장권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고, 일부 선수는 아예 올림픽에 불참했다.


리우 대회가 브라질의 심각한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안, 지카 위험까지 겹친 3대 악재에 시달렸던 것처럼 도쿄 대회도 방사능 공포와 무더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3대 악재에 부닥친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수백만의 방문객이 도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림픽 기간에 신종 코로나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유행성 이하선염이 유행할 당시 일본 내 환자가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았다는 세계보건기구(WHO) 기록도 있다”고 경고했다.

도쿄 올림픽은 7월24일 개막이라 아직 6개월 가량 시간이 있지만 당장 각 종목 올림픽 예선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다음 달 중국 광둥성 포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여자농구 최종 예선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우한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여자축구 아시아 예선은 호주 시드니로 급하게 장소를 바꿨다. 역시 우한 개최 예정이던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은 요르단 암만에서 당초 일정보다 한 달 늦게 열린다. 다음 달 중국 항저우에서 치르려다 28일 아예 취소 결정이 내려진 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은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랭킹 포인트가 걸린 대회였다. 예선 개최지나 일정이 바뀌면 일부 참가국들은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고, 이는 본선 양상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올림픽으로 집중돼야 할 이목이 바이러스로 쏠린다는 점도 문제다. 올림픽은 여름에 열리지만 사전 행사의 ‘꽃’인 성화 봉송은 3월26일부터 시작된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을 겪은 일본은 ‘재건’과 ‘부흥’을 이번 올림픽의 기치로 내걸고 성화 봉송 출발점을 원자력 발전 사고 지역인 후쿠시마현으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재난 극복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전에 돌입할 경우 사전 행사는 물론 대회 내내 바이러스에 관심을 뺏길 가능성이 있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감염병 대책을 대회 안전 계획의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사태를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페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대회가 광둥성 둥관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개최지를 옮겼고, 하이난 국제도로사이클대회와 홍콩 마라톤이 취소되는 등 올림픽 뿐만 아니라 스포츠계 전반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3월 중국 난징에서 열리는 세계실내육상선수권의 정상 개최도 불투명해진 가운데 e스포츠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중국프로리그는 모든 경기를 무기한 연기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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