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들이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을 오가는 여객 수가 급감하고 있다. 지난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중국행 여객기 탑승자들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중국 노선 운항 중단을 결정한 항공사들까지 늘면서 감소폭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1~19일 인천공항의 중국 노선 여객 수는 76만3,611명으로 전년 동기(60만5,532명)에 비해 26.1%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인천공항에서 중국으로 떠난 여객 수는 1년 전보다 21.78% 늘었고 중국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입국자도 30% 넘게 증가했다. 일본산 불매운동의 여파로 줄어든 일본 노선 여객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눈길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일 국내에서도 첫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중국 노선 이용객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이달 20~27일 중국 노선 여객 수는 28만1,6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가까이 줄었다. 특히 중국으로 떠나는 여객 수는 12만2,264명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11% 넘게 급감했다. 24~27일이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는 설 연휴 기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감소폭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 노선은 올해 초만 해도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 노선의 대체지로 기대를 모았지만 우한 폐렴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일본 노선 여객 수는 11.7% 줄어든 반면 중국 노선은 11.9% 늘면서 일본 여객 감소폭을 상쇄했으나 최근 중국 노선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에어서울을 비롯한 일부 항공사들은 아예 중국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3년 3월 기준 외국인 입국자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었으나 2019년 11월에는 중국인의 비중이 35% 수준”이라며 “중국인 여객 감소에 따른 외국인 입국자 감소폭이 (사스 유행 때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