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 3공장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제철(004020)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분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0조5,126억원, 영업이익 3,313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와 6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3.7% 줄어든 256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1.6%로 전년보다 3.3%포인트 내렸다.
현대제철은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철광석 가격이 작년 한때 톤당 120달러까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강판·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반영이 난항을 겪으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건설 수요 부진 여파로 가격과 판매량이 동반 하락한 봉형강 부문도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철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협상에서 조선용 후판은 톤당 8만원대의 가격 인상을 요구했지만 수요처의 업황을 고려해 3만원 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했다”면서 “자동차 강판은 이보다 인상폭이 낮거나 동결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올해는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자동차용 강판 판매량 100t 달성을 올해 중요 목표 중 하나로 잡았다.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세계적인 철강 시황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이를 위해 주요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에 대한 소재·부품 인증 확대에 나서 연내 247종의 강종을 개발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또 고강도·내마모성 강재 신규 브랜드 ‘WEAREX’를 통해 고성능 자동차 구동부품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수익성 확보와 신시장 개척을 위해 생산 설비 투자 진행과 제조기술 고도화 및 제조공정 스마트화도 추진한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1년까지 1200억원을 투자해 냉연설비 합리화를 추진하는 한편, 오는 2021년 1월 양산을 목표로 체코 오스트라바시(市)에 핫스탬핑 공장을 신설한다. 또한 우선 부생가스 재활용률 향상·폐열 회수 등 에너지 절감 기술을 바탕으로 저원가·고효율 제철소를 구축을 추진한다.
아울러 모든 공정을 아우르는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해 분석 기반을 고도화하고 AI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전사적인 혁신을 통해 ‘스마트 엔터프라이즈’의 기반을 조성에도 나선다. 스마트 엔터프라이즈는 제조·생산 부문의 고도화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시스템·인프라 등 프로세스 전 부문에 걸친 스마트화를 의미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도 전세계적인 제품 수급 불균형과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따른 리스크가 겹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면서 “수익성 향상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 및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변화추진 역량을 향상시킴으로써 위기에 강한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