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호(57·사진)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 한국예탁결제원의 새 사장 자리에 오른다. 다만 예탁결제원 노동조합이 이 수석전문위원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해 정식 취임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예탁결제원은 29일 오전10시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 사장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1963년생이며 거창 대성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자본시장조사심의관·구조개선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이후 금융위원회 승인 과정을 거치면 신임 사장으로 정식 취임하게 된다. 통상 금융위 승인까지는 1~2일이 경과돼 늦어도 다음주 초께 취임식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식 취임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당장 노조에서 이 수석전문위원이 ‘낙하산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주총 때도 제해문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관계자들이 행사에 참석해 “낙하산 내정 철회하고 절차 공정 보장하라” “관치금융 타파하고 자주금융 취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우리사주조합 자격으로 안건 표결에 반대표도 던졌다. 노조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낙하산 인사 방지대책도 요구했다. 노조는 “금융공기업에 대한 관료 낙하산의 자리 대물림은 법조계의 전관예우 비리와 다름없다”며 “3연속 관료 낙하산의 사장 지명은 공개모집의 취지와 상반되는 것으로 정책 당국자의 공개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오는 31일 신임 사장의 자질 검증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노조는 토론회 결과를 보고 신임 사장 출근 저지 투쟁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이병래 현 사장의 퇴임식은 30일 열린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