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포스텍 교수 연구팀이 공장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분해하기 위해 개발한 전재전지용 촉매.
김원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수명과 성능을 개선한 강석주·곽상규·안광진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의 주범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를 공장 굴뚝에서 저감하거나 리튬-이산화탄소 전지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원배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석탄·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공장 굴뚝에서 하루에 1㎠ 면적에서 7.1ℓ씩 분해할 수 있는 전해전지용 촉매를 개발했다. 강석주·곽상규·안광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전기를 저장하는 ‘리튬-이산화탄소 전지’의 수명과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기술을 내놓았다.
우선 포스텍 기술을 보면 지금까지 공장의 이산화탄소를 분해하기 위해 사용하던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의 역반응을 이용한 전해전지가 니켈 소재를 사용하며 황화수소 등 불순물에 매우 취약하다는 약점을 해결했다.
연구팀은 금속 나노입자가 층상구조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표면에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용출 현상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니켈과 같은 금속 기반 소재보다 성능이 낮지만 황화수소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 고체산화물 전해전지가 작동하면 표면에 형성된 코발트-니켈 합금 나노입자 촉매가 이산화탄소 전기분해 반응을 촉진해 페로브스카이트의 낮은 성능 문제를 극복하고 황화수소가 표면에 흡착하는 것도 억제했다.
김 교수는 “90시간 동안 탄소 침적과 열화 없이 안정된 전기분해 성능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재료화학A 학술지’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UNIST 연구팀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리튬-이산화탄소 전지’를 고(高)전류밀도에서 구동 가능한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리튬-이산화탄소 전지는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음극재(리튬)와 양극재(이산화탄소) 사이를 오가며 충·방전이 일어나는데 전지 수명과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 전해질 대신 질산염으로 구성된 고체를 전해질로 사용하고 양극 표면에 루테늄 나노 입자를 촉매로 붙였다. 고체 질산염은 100도 이상 고온에서 녹아 전해질로 작용하며 충·방전 때 과전압을 낮출 수 있다. 루테늄 촉매는 추가로 과전압을 낮추고 전류밀도가 높은 상태에서도 전지가 작동하도록 도왔다.
강 교수는 “단위 부피당 출력을 나타내는 전력 밀도가 기존 전해질보다 13배나 향상됐다”며 “리튬-이산화탄소 전지를 상용화하는 데 한걸음 다가섰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