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플렉스'...100만원대 버버리 백 동나

GS25, 명품 잡화 선물세트
판매 개시 2주만에 다 팔려
400만원대 안마의자도 인기
온라인 못잖은 가격혜택 힘입어
편의점, 명품·가전시장까지 넘봐


편의점 GS25는 올 설을 맞아 프리미엄 선물세트로 80만원짜리 명품 팔찌를 선보였다. 명절 선물로 통조림이나 생활용품 세트가 주로 팔리는 편의점에서 누가 명품 팔찌를 구매할까 하는 의문도 잠시, 판매 개시 2주 만에 준비 수량이 모두 동나면서 조기 품절됐다. ‘신의 물방울’로 불리는 로마네 꽁띠 와인은 3,800만원이라는 초고가에도 구매 문의가 빗발쳤으며 일부 소비자는 할부로 살 수 없냐는 문의까지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객단가 1만~2만원’대의 생필품과 식료품을 주로 파는 편의점이 명품 잡화와 초고가 가전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전국 4만개의 점포망과 온라인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가격 혜택으로 편의점에 친숙한 밀레니얼 세대들의 소비를 끌어당기고 것이다.


◇명품 팔찌 이어 명품 백도 품절=GS25에 따르면 올 설에 프리미엄 선물세트로 선보인 에르메스 팔찌 2종(각 87만원·70만원)과 버버리 베이비 가죽벨트 숄더백(115만원)은 판매 개시 2주 만에 준비 수량이 모두 완판됐다. GS25 관계자는 “프리미엄을 내세운 고가 제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밀레니얼들이 편의점에서 파는 명품 브랜드에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함께 선보인 명품 잡화 22종의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CU에서도 초고가 상품으로 선보인 380만원 명품 홍삼 세트가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400만원대 안마의자도 편의점서=명품 잡화뿐만 아니라 초고가 가전도 편의점에서 구매가 늘고 있다. GS25는 매년 가정의 달(5월)과 명절(추석·설날) 등에 맞춰 특가로 구성된 전자제품을 카탈로그(주문 판매)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이번 설에는 100만~400만원대의 안마의자도 선보였는데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GS25의 전자 제품 분류 매출은 최근 3년간 5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U에서도 올해 설 선물세트에서 소형가전 카테고리의 매출이 전년 대비 26.4%나 증가했다. 10만원대 공기청정기와 안마기는 물론 50만원대 고가의 공기청정기 등도 인기를 끈 덕분이다. 이처럼 고가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통조림과 생활용품 세트 등을 포함한 전체 설 선물세트에서 5만원 이상 상품의 비중은 전년 19%에서 올해 27%로 늘었다.

◇접근성에 밀레니얼 선호=편의점에서 명품이나 고가의 가전제품이 팔려나가는 것은 수년 전까지 흔한 일은 아니었다. 점포에 카탈로그를 비치하긴 하지만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고가의 가전을 판매한다는 인식을 잘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온라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특가 상품을 적극 선보이면서 다른 유통채널보다 편의점이 친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다. 실제 CU에 따르면 올 설 선물세트에서 효도가전의 구매 비중이 특히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전국 4만여개의 점포를 가진 접근성과 온라인몰 못지 않은 가격 혜택을 제공하는 점도 고가 제품 구매를 이끌어 내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혜택과 편의점 포인트 등 가격적인 면에서 대형마트는 물론 온라인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며 “특가에 맞춰 설에는 공기청정기를 사고 추석에는 냉장고를 사는 등 재구매 고객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접근성이 뛰어나다 보니 A/S문의를 하기 쉽고 배송 및 설치도 2~3일 내 처리 가능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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