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는 30일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3,013억원으로 전년보다 28.4%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2.8% 늘어난 3,528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매출(원수보험료) 성장세다. 지난해 장기 인보장 신계약 확대에 드라이브를 건 결과 해당 매출은 1,695억원으로 연간 38% 급성장했다. 지난 2017년 장기 인보장 매출이 776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성장세다. 월평균 141억원어치 이상, 인보험 경쟁이 격화됐던 2·4분기와 3·4분기에는 월 150억원어치 이상 장기 인보험 부문에서 신계약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장기 인보장 시장점유율도 2017년 14.9%에서 2018년 19.1%, 지난해 21.8%로 꾸준히 높아졌고 전체 누계 매출액도 8조469억원으로 13.4% 증가했다.
신계약 유치에 따른 설계사 수수료와 시책(특별수당) 등의 비용이 발생하는 보험상품 특성상 신계약 성장은 비용 증가를 수반한다. 신계약 유치를 위한 사업비와 손해율을 더한 합산 비율이 지난해 9월 말 누계 기준 109.8%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메리츠화재는 4·4분기부터 유사암 보장을 축소하는 등 언더라이팅(인수심사)을 강화하며 숨 고르기에 나섰다. 합산 비율이 100%를 넘는다면 받은 보험료보다 보험금과 사업비로 지출한 금액이 더 크다는 얘기다.
올해는 가파른 외형성장을 이어가는 대신 손해율과 사업비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경영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취임 이후 공격적인 판매 드라이브를 걸었던 장기 인보험 신계약 목표도 월평균 130억원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10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은 장기위험손해율 관리도 주요 과제다.
그래도 메리츠화재가 업계에서 유일하게 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5~6% 수준의 높은 자산운용 수익률과 전속 설계사, 법인보험대리점(GA), 다이렉트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신계약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메리츠화재의 강점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5%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고 5년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전속 채널, GA, 다이렉트 등 모든 영업 채널의 지속적 매출 성장에 따라 지난해 장기 인보장 시장점유율도 꾸준히 성장했다”며 “매출 성장에 따른 추가 상각의 부담을 이겨내고 이익 체력을 키워 보험 본질 이익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