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수지지구 일대 전경./서울경제DB
서울 강남 아파트값의 내림세가 더 가팔라졌다. 지난주 강남 3구가 7개월여 만에 동반 하락 전환한 데 이어 이번 주 하락 폭이 더 커졌다. 반면 경기도는 수원·용인 일대 아파트값이 급등하며 2018년 9·13 대책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2·16 대책’의 영향으로 집값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감정원의 1월 4주(2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0.09%보다 더 오른 0.10%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0.03%에서 0.02%로 상승 폭이 축소됐지만 경기지역이 0.19%에서 0.20%로 올랐기 때문이다. 수도권 집값이 전국 상승세를 이끈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강남 4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 2주 이후 33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주 강남·서초·송파구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가운데 강남구는 -0.02%에서 -0.03%, 서초구 -0.01%에서 -0.04%, 송파구 -0.01%에서 -0.04%로 모두 낙폭이 커졌다. 강동구도 0.03%에서 0.02%로 상승 폭이 줄었다. 양천구도 0.04%에서 0.01%로 상승률이 크게 둔화하면서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호가가 하락했다. 다만 강북구(0.06%), 노원구(0.05%), 동대문구(0.05%), 성동구(0.04%), 금천(0.04%) 등은 오름폭이 확대됐다.
반면 경기지역은 9·13 대책 직전인 2018년 9월 10일(0.21%) 이후 가장 높은 변동률을 기록했다. 특히 수원과 용인 일대의 아파트값 강세가 눈에 띄었다.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일대 호가가 폭등하고 매물이 사라진 분위기다. 수원은 권선구(1.09%)와 영통구(1.20%), 팔달구(0.84%), 장안구(0.43%) 등이 동반 상승하면서 수원 전체 아파트값이 2012년 주간 변동률 집계이래 처음으로 1%를 돌파했다. 영통구 원천동 광교호반베르디움 전용 84㎡는 지난 22일 이 단지에서 처음으로 10억원에 실거래됐다.
용인 또한 수지구(0.81%)를 비롯 기흥구(0.52%)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지구 풍덕천동 이편한세상 수지 전용 84㎡는 지난 15일 9억 6,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고 현재 호가는 모두 10억원을 훌쩍 넘겼다.
한 전문가는 “12·16대책 직격탄으로 규제를 피해 비규제지역이나 규제가 덜한 지역 중 강남 접근성이 괜찮은 수원과 용인으로 수요가 옮겨갔다”면서 “여기에 교통 호재까지 더해져 당분간 거래량은 줄어도 호가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