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희 변호사 / 사진=공익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 법 홈페이지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이 된 한 수험생의 숙명여대 합격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그가 롤모델로 꼽은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변호사 박한희 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숙명여대는 30일 지난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렌스젠더 A씨(22)가 2020년 신입학전형을 통해 법과대학에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A씨는 “박한희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트랜스젠더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법에 관심이 생겨 책을 많이 읽으면서 공부해 보니 인권 관련 등 재미있는 주제들도 많아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며 박 변호사를 보고 법대를 꿈꿨다고 전했다.
남성으로 태어난 박 변호사는 남중, 남고를 거쳐 포항공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했다. 건설회사에 취업한 그는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우울증을 앓다가 퇴사했다.
그는 2013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후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했다. 졸업 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서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변호사가 됐다.
그는 공익인권변호사모임인 ‘희망을 만드는 법’(이하 ‘희망법’)에서 성 소수자 인권을 위한 변호사로 활약하고, 현재 성적지향 및 성별 정체성(SOGI) 인권팀장을 맡고 있다.
박 변호사는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다. 이 때문에 성별 정정 허가를 받지 못해 자신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1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2017년 언론 인터뷰에서도 “트랜스젠더의 성별 정정 요건 관련해 소송을 하고 싶다”며 “저만해도 외과수술을 전혀 안 했다. 현재 기준이 되는 대법원 예규상으로는 성별 정정이 안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