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수술을 받고 법적으로 성별까지 정정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숙명여대에 합격했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여성이 여대에 최종 합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숙명여대는 지난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A씨가 최근 숙명여대 2020학년도 신입학전형에서 법과대학에 최종 합격했다고 30일 밝혔다. ★본지 1월30일자 31면 참조

숙대를 비롯해 국내 여대는 학부 과정에서 여성만 입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입학서류에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2’ 또는 ‘4’로 시작하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A씨의 경우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첫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어 여대에 지원하는 데 절차상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A씨는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같은 해 10월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았다.


숙대 측은 “A씨가 정시모집 전형을 통해 법대 합격증을 받았다”면서도 “아직 등록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A씨는 최근 본지와 만나 “수능 원서접수 당시에는 주민등록번호가 ‘1’이었던 탓에 시험은 남학생 고사장에서 치러야 했다”며 “혼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별도 교실이 배정됐지만 교육청 관계자로부터 시험 당일 남자처럼 옷을 입고 와야 한다는 ‘지침’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트랜스젠더 군인인 변희수 하사가 강제 전역되는 것을 보면서 트랜스젠더가 더 이상 음지에만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트랜스젠더가 겪는 차별을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고 해소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트랜스젠더의 합격 소식이 알려지자 숙명여대생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이모씨는 “트랜스젠더의 입학에 불안감을 느끼는 친구들이 주변에 있다”며 “학교에 정식 항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모씨는 “트랜스젠더의 입학을 반대하는 것도 혐오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