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
이번 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순철씨 사건’의 엇갈린 진실을 추적하면서 사회 곳곳에 곪아있는 장애인 노동 착취 문제에 대해 짚어본다.
대낮 부산의 한 골목, 50대 남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다 자해를 시도했다. 칼끝을 자신에게 겨눈 그는 반평생을 바다에서 보낸 원양어선 선원이었다. 현재는 간암 말기 환자로 서울에서 한강 변을 떠돌며 지낸다는 그는 가족 같은 이들에게 배신들 당해 전 재산을 빼앗겼다고 주장한다. 가족처럼 생각했다는 ‘누나’ 때문에 강제노역했던 그는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 그의 억울한 사연은 어디까지일까?
“때리고 욕하고 윽박지르고, 일하라고 고함지르고... 정말 무서워요. 사람들이...”
순철 씨가 누나라 부른 사람은 충무동 뒷골목에서 노래방을 운영했던 부부였다. 화려한 항구도시인 충무동의 뒷골목에는 ‘뱃놈 돈은 눈먼 돈이다’ ‘선원들 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었다. 원양어선 선원들을 상대로 숙박과 식비, 유흥 빚을 지게 한 후 임금을 갈취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순철 씨의 5촌 조카에 따르면 ‘누나’라는 사람은 지적장애인 순철 씨의 통장을 관리해준다는 명목으로 매달 임금이 입금되자마자 현금으로 인출해갔다고 한다. 지금까지 순철 씨의 통장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약 5억6,000만원. 그동안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해 보험금을 납부하고 라오스 여성과 강제로 결혼을 시켜 지참금과 생활비 명목으로 1억원가량이 지출됐다고 한다.
게다가 간암 3기로 수술을 받았던 2017년에는 ‘누나’ 부부의 권유로 강제로 끌려가 배를 타는 노역을 했다고 한다. 순철 씨는 통장에 드러난 금액 외에도 13년 동안 빼앗긴 금액만 10억 원에 가까울 거라고 주장했다. 그야말로 인생을 송두리째 저당 잡혔다고 주장하는 순철 씨. 그의 말은 사실일까?
제작진은 순철 씨가 생활했던 부산 충무동과 포항 일대를 추적했다. 그런데 순철 씨와 부부를 아는 주변 지인들은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순철 씨 지인 중 한 명은 그가 지적장애인이라는 말을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지인이 기억하는 순철 씨는 해기사와 운전면허 자격증을 취득할 만큼 똑똑했으며, 원양어선 내에서도 책임 있는 자리를 맡을 만큼 리더십이 있는 인물이었다. 게다가 라오스 여성과의 국제결혼은 그의 자발적 선택이며 간암 수술 후에는 포항에서 낚시하러 다니며 유유자적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제작진은 여러 번의 접촉 끝에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가족 같다던 ‘누나’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죽은 남동생 대신 순철 씨를 친동생처럼 여겼을 뿐이라며 새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순철 씨와 평화로웠던 관계가 한 사람의 등장 이후 파탄이 났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 사람의 정체는 누구일까?
한편 라오스로 떠난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순철 씨와 결혼했던 여성을 어렵사리 만났다. 그녀가 기억하는 순철 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2월 1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