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증발, 휴업, 여행제한… 신종코로나 확산에 세계 경제도 빨간불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하며 세계 경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한국 코스피를 포함한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이 급락하는 것은 물론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블룸버그가 86개국 증시 시총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현재 미국·일본·싱가포르·홍콩·호주 등 세계 86개 주요국의 증시 시총이 86조 6,050억 달러(약 10경 3,216조원)로 나타나 신종코로나의 영향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달 20일(89조 1,560억 달러)보다 2조 5,510억달러(2.86%) 줄었다. 열흘 사이 시총 3,026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특히 중국과 인접한 아시아 국가들의 시총 감소율이 두드러졌는데 이전부터 경제적 혼란을 겪어온 홍콩이 -7.53%로 높았고 △대만 -6.77% △태국 -6.72% △싱가포르 -5.21% 일본 -3.02% 등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 1조 4,768억 달러에서 1조 3,692억 달러로 7.28% 줄어 조사 대상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시총 감소율을 보였다.

실제 한국 증시의 경우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처음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후 2주 동안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17일과 비교해 5.85%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시가총액은 1,515조여원에서 1,427조여원으로 88조 2,520억 감소했고 코스닥 시총도 248조5,330억원에서 232조4,610억원으로 16조720억원 줄었다. 2주간 104조3,240억원이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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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불안은 신종 감염병 공포로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날 신라면세점은 국내 12번째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지난 20일과 27일 서울 장충동 서울점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보건당국으로부터 통보받고 입시 휴업을 결정했다. 신라면세점 측은 “서울점은 신종코로나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된 이후 전문 방역을 진행했으며, 혹시나 있을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임시휴업을 하고 추가 방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업체인 우버 역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로 멕시코에서 이용자 240명의 계정을 정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는 트위터를 통해 자사 운전기사 2명이 신종코로나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한 승객을 태웠다며 접촉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 240명의 계정을 정지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등 주요국의 여행 제한 권고 등의 비상조치가 이어지며 세계 경제가 가라앉을 것이라는 공포가 번지고 있다. 미국은 신종코로나를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최근 2주간 중국을 여행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은 입국을 금지키로 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싱가포르와 일본 등도 중국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여기에 주요 항공사의 중국행 항공편 운항 중단과 다국적 기업의 중국 사업 차질 등을 고려하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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