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장기화’ 경제충격 대비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사태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일 현재 중국 내 확진자는 1만4,380명으로 하루 새 2,590명이 늘었고 사망자도 304명으로 급증했다. 한국 내 확진자 수도 15명으로 하루 만에 3명이 추가됐다. 중국에서는 사태의 진원지인 우한뿐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지역사회에 대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감염증 확산은 4월이 돼야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경제피해가 사스 때의 3~4배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걱정스러운 점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와중에 신종코로나 감염 사태가 터졌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경제성장률 6%가 위협받는데다 재정 여력이 2003년 사스 때보다 더 취약한 가운데 신종코로나 감염이 발생해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출의 26%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추락은 한국에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가뜩이나 저성장 진통을 겪는 와중에 중국발 악재까지 장기화할 경우 한국 경제에 이중삼중의 고통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당장 삼성전자와 LG전자·LG화학 등 중국에 생산라인을 둔 국내 기업들은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수시장도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의 영향을 벌써 실감하는 모습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2.4%를 달성하는 것은 고사하고 1%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는 기업들이 생산현장에서 애로를 겪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이 사태 자체만 해도 기업들이 헤쳐나가기 버거운 판에 정부가 규제 등으로 옥죄면 투자 확대나 일자리 창출은 물 건너가고 만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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